중국 대표 로봇 기업 '유니트리', 상장 첫날 주가 급등

베이징의 한 박람회에 등장한 유니트리의 ‘G1’ 휴머노이드 로봇

사진 출처, VCG via Getty Images

사진 설명, 유니트리사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의 중심에 있다
    • 기자, 오스몬드 치아
    • 기자, 비즈니스 담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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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제조사인 중국의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19일(현지시간) 상하이 증시 상장 첫날, 초반 주가가 600% 이상 급등했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유니트리의 주가는 1100위안(약 22만원)까지 기록했다. 다만 이날 오전 상승폭의 일부를 반납하고 900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니트리의 '커촹반(스타 마켓)' 상장은 자국의 로봇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야심 찬 계획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커촹반은 상하이증권거래소 내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기술주 중심 시장이다.

이번 상장 소식은 미국과 중국이 로봇 및 인공지능(AI) 모델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자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전해졌다.

유니트리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 중 최초 상장사는 아니지만,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동화 산업 장비, 스마트 청소기 등 로봇은 이미 공장, 창고, 가정 등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현재 테슬라, BYD, 아마존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사람이 수행하는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이족보행 로봇 개발에 나서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는 막대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유니트리'사란?

'항저우 위슈커지 주식유한공사' 일명 '유니트리'사는 2016년에 설립됐으며, 현재 첨단 기술을 향한 중국의 야심 찬 계획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유니트리는 센서, 로봇팔부터 4족보행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 기기를 판매하며 로봇 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수요가 늘면서 유니트리는 지난해만 휴머노이드 로봇 5500대 이상을 출하했다.

이 분야에서 수익을 내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로, 2025년에는 순이익 2억7800만위안을 기록했다.

유니트리는 기능은 비슷하지만 더 저렴한 로봇을 출시하며 미국 개발사들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본사는 중국 동부의 항저우에 있다. 이른바 로봇 기업들의 '황금 클러스터'로 불리는 지역으로, 정부의 막대한 투자 혜택을 받아왔다.

국영 매체 '차이나 데일리'에 따르면,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2020년~2024년 사이 중국 로봇 기업 수는 3배 이상 증가했다.

영국 바스 대학교의 페이 친 부교수에 따르면 중국은 고령화로 인해 예상되는 노동력 부족 문제를 로봇으로 해결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친 교수는 중국 정부가 첨단 기술 분야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에서 로봇 공학을 "전략적 우선순위"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은 공장과 병원, 잠재적으로는 가정에서 AI가 화면을 벗어나 경제 현장에 진입하는 지점"이라는 설명이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프로토타입인 ‘옵티머스’

사진 출처, Future Publishing via Getty Images

사진 설명,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옵티머스'라는 이름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해롤드 소 연구원은 "미국산 로봇의 경우 소프트웨어가 사용자 친화적이지만, 중국 제조사들의 저렴한 가격은 무시 못 할 요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니트리의 로봇견 가격은 2700달러(약 370만원)부터 시작한다. 반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현재 약 7만 달러에 달한다.

소 연구원은 "물론 유니트리의 로봇견 중 일부는 훨씬 작기에 정확히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가격 차이는 매우 크다"고 언급했다.

유니트리는 2023년부터 휴머노이드 로봇도 판매하고 있다. 이듬해에는 어린아이 크기만한 G1 모델을 1만3500달러라는 가격에 시장에 출시하기도 했다.

반면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경쟁사들은 아직 경쟁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인간 무용수들과 함께 무술 동작을 선보이는 휴머노이드 로봇들

사진 출처, CCTV

사진 설명,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올해 설 공연 무대에 서기도 했다

기업공개를 앞두고 벌어진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의 중심에는 단연 유니트리의 로봇들이 자리한다.

이번 주 유니트리의 로봇들은 베이징에서 열린 '2026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로봇팀 수백 개가 참가해 달리기나 축구와 같은 종목은 물론, 상자 열기나 도서관 도서 분류와 같은 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과제들에서도 실력을 겨루고 있다.

지난 2월, 유니트리의 'G1' 로봇들은 중국 춘절(음력설) 기념 무대에서 무술 동작을 선보이며 대중과 전문가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로봇공학 연구원인 데이비드 쉬는 로봇들이 "지금껏 본 적 없는 방식"으로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는 모습이 생중계로 그대로 공개됐다면서 "이는 산업의 부상을 보여주는 신호였다"고 평가했다.

로봇 기업들의 성장을 가늠할 선행지표?

일부 전문가들은 유니트리의 이번 기업공개가 급성장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를 가늠할 지표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투자 회사 '로보스트래티지'의 잭 피어슨은 이번 상장에 대해 대중이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고 평가하며, 다른 제조사들에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상장은 미국 정부가 외국산 로봇 수입을 제한하는 상황에서도 유니트리의 성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중국 로봇 산업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니트리의 기업공개는 '유비테크 로보틱스'가 홍콩 증시에 상장한 지 거의 3년 만에 이루어졌다. 유비테크 로보틱스 또한 중국의 로봇 제조 기업으로, 규모는 비교적 작다.

올해 7월, 유비테크는 중국 관영 언론이 "초현실적"이라고 호평한, "정서적 지원과 일상적 상호작용"을 제공하도록 설계된 로봇을 공개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러쥐 로보틱스', '아지봇'을 비롯한 더 많은 로봇 제조사들이 향후 몇 달 내에 유비테크와 유니트리와 마찬가지로 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비테크의 인간을 매우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사진 출처, AFP via Getty Images

사진 설명, 유비테크사는 올해 사람을 매우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였다

그러나 업계 전반의 이러한 낙관론과는 달리, 일부 전문가들은 산업 및 상업 분야 외에서의 로봇 수요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내비친다.

소 연구원 또한 로봇이 가정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되기까지는 아직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수명 연장, 개인정보 보호, 신뢰성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초기에는 공장이나 병원 같은 곳에서 사용되는 로봇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중 기술 경쟁

로봇과 AI 기술은 미국과 중국 모두 이를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으로 눈여겨보는 만큼, 양국의 새로운 격전지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7월, 국가 안보 우려 및 자국 제조업 보호를 이유로 중국산 신규 휴머노이드 및 4족 보행 로봇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에 반발하며, 미국이 무역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미국은 AI 모델과 전기차 등 다른 중국 기술에 대해서도 철저히 규제하고 있다.

'피터슨 국제 경제 연구소'의 크리스틴 완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제조업에 점점 더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로봇 산업 지배력은 미국이 직면한 더 큰 문제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국가들은 자국 제조업에 차질이 생길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중국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꺼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서구의 로봇들은 공장 현장이나 소비자 시장에서 중국과 같은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로봇 개발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년 후 '현대자동차'의 공장에 인간형 로봇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대부분은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 '테슬라' 같은 다른 미국 기업들도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초, 머스크의 테슬라는 자동차 모델 'S'와 'X'를 생산하던 캘리포니아 제조 공장을 활용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제품군을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3년에 자사 물류 창고에서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시험 운영한 아마존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차세대 로봇 기술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BBC는 테슬라와 보스턴 다이내믹스에도 휴머노이드 로봇 계획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연락했다.

한편 쉬 연구원은 미국이 로봇공학 분야에서 선두 자리를 잃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더 이상 뉴스에서 미국 로봇 기업들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오늘날 뉴스를 장식하는 것은 중국 로봇 기업들"이라는 설명이다.

"그들은 미국을 밀어내고 이제 '이 구역에서 가장 잘나가는 친구들'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