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 무엇이 달라지나...우려 남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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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리차드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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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수사 절차가 어떻게 달라지고, 피해자 보호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범여권 의원들은 31일 재석 178인 중 찬성 175인, 반대 2인, 기권 1인으로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선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 경찰의 부실·지연 수사를 바로잡을 수단이 약해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지만, 법안 통과를 막지는 못했다.
보완수사권과 공소청·중수청이란
보완수사는 쉽게 말해 경찰이 검찰에 넘긴 사건에서 빠진 혐의나 증거를 추가로 확인하는 절차다.
경찰이 수사를 마치고 사건을 송치하면 검사는 수사 기록과 증거를 살펴 재판에 넘길지를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실제 범행보다 가벼운 혐의가 적용됐거나 특정 증거물과 디지털 자료 등 핵심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현행 제도에서 검사는 이때 두 가지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하나는 경찰에 빠진 부분을 조사해 다시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보완수사요구'다. 다른 하나는 경찰이 송치한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 검사가 직접 사람을 조사하거나 증거를 확보하는 '직접 보완수사'다.
이번 개정으로 없어지는 것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다.
정부와 민주당은 검찰에 수사와 기소 권한이 함께 집중돼 있다고 보고 두 기능을 분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기존 검찰청은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하게 된다. 중수청은 중대범죄 수사를 맡고, 공소청은 경찰과 중수청 등 수사기관이 넘긴 사건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게 된다.
공소청 검사는 혐의 누락이나 증거 부족을 발견하더라도 직접 피의자와 참고인을 조사하거나 추가 증거를 확보할 수 없다. 경찰이나 중수청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뒤 그 결과를 받아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경찰이 폭행 혐의로 사건을 넘겼는데 검사가 CCTV와 진술을 검토하다 살인 의도나 성범죄 가능성을 발견하더라도, 앞으로는 직접 참고인을 조사하거나 추가 감정을 진행할 수 없다. 필요한 조사 내용을 수사기관에 요구하고 실제 수사는 경찰이나 중수청이 맡게 된다.
개정안은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날부터 원칙적으로 한 달 안에 수사를 마치도록 했다. 수사를 끝내기 어려운 사정이 있으면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검사를 수사의 주체로 규정한 형사소송법 조항도 삭제돼, 공소청 검사는 직접 수사 대신 기소와 공판 업무에 집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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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에 무엇이 담겼나
개정안의 핵심은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직접 보완수사권을 없애고, 수사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를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라고 설명한다.
민주당은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행사하며 정치에 개입하고, 별건수사와 반복적인 압수수색·소환조사로 권한을 남용해 왔다고 주장해 왔다.
공소청 검사에게 일부 범죄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남기면 공소청이 다시 수사기관으로 변하고, 향후 정권이 바뀌었을 때 이른바 '정치검찰'이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이 당내 강경파의 입장이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검찰개혁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규정했다.
오는 10월 공소청과 중수청이 출범하는 만큼 두 기관의 권한과 역할을 미리 확정해야 한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에 수사 과정에서 생산하거나 확보한 자료를 전자화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하도록 하고,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고발인도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검사는 기소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해 사건 관계인의 의견을 듣거나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직접적인 증거 수집이나 강제수사로 확대할 수는 없다.
민주당은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청소년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학대, 노인학대 등 약자 대상 7개 범죄의 경우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불송치 사건까지 공소청에 넘기는 이른바 '전건 송치'를 도입할 계획이다.
중수청에는 사회적 약자 대상 사건의 보완수사를 전담하는 부서를 두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건 송치는 관련 개별법을, 전담부서 설치는 중수청법을 각각 추가로 개정해야 한다.
민주당은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중대한 위법 수사'가 이뤄졌거나 검사의 공소권 행사로 인해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이 있을 때 법원이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재판을 끝낼 수 있도록 공소기각 사유를 확대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국민의힘은 이 조항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을 중단시키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재판 지우기법'이라고 반발했다.
피해자들이 말하는 '보완수사권 유지 필요성'
여러 범죄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부실하거나 미흡한 수사를 제대로 보완하기 위해서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 씨는 BBC에 "경찰도 검찰도 실수할 수 있다"며 "보완수사권이 있는데도 하지 않는 것과, 권한이 없어서 하지 못하는 것은 정말 다르다"고 말했다.
김 씨는 다른 범죄 피해자들과 만났을 때 확인한 공통된 입장이 "피해자 없는 사법개혁에는 반대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에서 당초 경찰은 가해자를 중상해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이후 검찰은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해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항소심에서는 김 씨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추가 DNA 감정을 거쳐 청바지 안쪽에서 가해자의 DNA가 확인됐다. 검찰은 공소장을 강간등살인미수 혐의로 변경했고, 가해자에게는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김 씨는 민사소송을 통해 확보한 1268쪽의 수사기록을 직접 분석했다. 특히 그는 성범죄를 부인한 가해자가 "지퍼나 단추는 만지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을 찾아 추가 감정을 요구했다.
김진주 씨는 "중상해로 끝났을 사건이었지만,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피의자의 혐의를 강간등살인미수로 바꿀 수 있었다"며 "(당시 범행 장면이 담긴) CCTV를 보면 누가 봐도 성범죄가 의심되는 상황인데 아무도 봐주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보완수사권이 없어지면 다른 피해자들도 경찰이 놓친 증거나 공범을 직접 찾아 수사기관을 설득해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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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창민 영화감독 사건 유족도 비슷한 문제를 제기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경기 구리시의 한 음식점 인근에서 다른 손님들에게 폭행당한 뒤 숨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일행의 인적사항을 확인해 귀가 조처했고, 사건 초기에는 1명만 피의자로 특정했다. 유족은 목격자 녹취와 CCTV를 직접 확보해 검찰에 보완수사를 요청했다.
김 감독의 아버지 김상철 씨에 따르면 검찰의 요구 이후 경찰 수사팀이 교체되고 피의자 1명이 추가로 특정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고 관련자와 병원 관계자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폭행 당시 피의자들이 김 감독의 사망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판단해 당초 상해치사보다 무거운 살인 혐의를 적용해 2명을 구속기소했다.
경찰도 자체 감찰을 거쳐 초동 조치와 수사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보고 경찰관 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김상철 씨는 국회 토론회 자료집에서 검찰 보완수사를 "중대한 수사 오류를 바로잡고 억울한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마지막 안전장치"라고 표현했다.
그는 초기 경찰 판단이 굳어지거나 압수수색 시기를 놓쳐 휴대전화 자료와 공범 간 연락 기록이 사라질 수 있다며,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죄에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제한적으로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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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장윤기 사건' 우려…'피의자 보호' 주장도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인 이른바 '장윤기 사건'도 법안 처리 직전 보완수사권 논쟁에 불을 붙였다.
검찰은 경찰 송치 뒤 보완수사를 진행하며 현직 경찰관인 피의자의 아버지가 피의자 원룸에 있던 물건을 가져간 사실과 수사팀 관계자들의 증거 삭제·누설 의혹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장윤기의 차량에서 사라진 결박 도구인 케이블타이는 이후 피의자 아버지의 집에서 발견됐다. 검찰은 피의자 아버지와 수사팀 사이의 유착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 측은 사건을 송치하면서 성범죄 관련 정황과 추가 수사 필요성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경찰 보고서에 성범죄 관련 정황이 일부 포함됐지만 강간살인 혐의를 추가로 수사해 달라는 요청은 없었고, 핵심 증거인 케이블타이에 관한 내용도 빠져 있었다고 반박했다. 경찰 수사팀 관계자와 피의자 부친을 둘러싼 의혹은 현재 수사 중으로 형사책임은 확정되지 않았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장윤기 사건을 언급하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피해자가 경찰의 수사 오류를 직접 찾아내고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직접 증거를 찾기 어려운 피해자는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폐지 찬성 측은 피해자 보호뿐 아니라 피의자의 방어권과 중복수사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찬성하는 정필승 변호사는 "수사는 경찰이 하고, 검사는 그 결과에 대해 사후적인 법률 판단을 해야 한다"며 "부족한 부분은 경찰을 통해 추가로 수사하면 된다"고 말했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에 나서면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흐려지고, 피의자가 경찰과 검찰에서 반복해 조사받는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찰 불송치 뒤 재검토 요구도 증가
실제로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다시 판단해 달라는 요구는 늘고 있다.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은 2021년 2만7262건에서 지난해 5만6165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경찰 수사의 적정성을 외부 인사가 점검하는 수사심의위원회가 보완수사나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례도 같은 기간 80건에서 711건으로 늘었다.
이의신청으로 검찰에 넘어간 뒤 최종 기소된 사건도 2021년 528건에서 지난해 1130건으로 증가했다.
다만 이 수치만으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어느 정도 효과를 냈는지 따로 가려내기는 어렵다. 직접 보완수사뿐 아니라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요구 등 여러 절차를 거친 사건이 함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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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입법'?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보다 유지 의견이 앞서기도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성인 1003명을 조사한 결과, 경찰 견제와 부실수사 방지를 위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61%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유지 46%, 폐지 39%로 유지 의견이 조금 더 높았다.
민주당에서는 오는 8월 17일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 3파전으로 치러질 전당대회를 앞두고 보완수사권 폐지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정청래 후보는 "빠르면 7월 안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하겠다"며 늦어도 8월 17일 전당대회 전까지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김민석 후보는 검찰개혁 문제를 마무리할 때가 됐다며 "검찰개혁이 걸림돌이 돼서도, 이용물이 돼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무리한 입법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추진을 두고 "지금 벌어지는 일은 개혁이 아니라, 누가 더 세게 검찰을 때리는지 겨루는 당권 경쟁"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러한 비판에는 선을 그었다. 한병도 대행은 야당을 향해 "국민의힘의 검찰 직접수사권 존치 주장은 정치검찰의 국민의힘 결탁 증거"라며 "10년 넘게 이어온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전당대회용이라고 폄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개혁은 오랫동안 추진해 온 당의 과제이고, 전당대회와 무관하게 공소청 출범 전에 마무리해야 할 입법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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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당 내부에서도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의원은 "완전 폐지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쟁점 법안을 무리하게 처리하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강력범죄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범죄, 공소시효나 구속기간이 임박한 사건에 한해 검사의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별도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홍 의원은 민주당이 전면 폐지를 당론으로 정한 데에 대해 "보완수사권이 하나도 남지 않으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사건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고 절차도 복잡해질 수 있어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존치가 필요하다는 자신의 판단에는 변화가 없지만 다수 의견으로 정해진 당론에는 반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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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시행…새 형사법체계 시험대
보완수사권 폐지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오는 10월 2일 시행될 예정이다.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 심의·의결, 대통령 공포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당론으로 처리한 법안인 만큼 이 대통령이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같은 날 공소청법이 시행되면 기존 검찰청법은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수청이 출범하게 된다. 민주당은 그전에 7개 범죄 전건 송치와 중수청 전담 부서 설치를 위한 후속 입법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 없이도 경찰 수사의 오류를 신속히 바로잡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지가 새 형사사법 체계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영상: 최유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