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완전히 새로운 바이러스를 설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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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제임스 갤러거
- 기자, 건강 및 과학 담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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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실험실에서 완벽히 기능하고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바이러스를 설계해냈다고 밝혔다.
AI가 전체 유전체를 성공적으로 설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결과 탄생한 신종 바이러스 16종은 박테리아(세균)를 감염시키도록 만들어졌으며, 인간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
이번 획기적인 성과는 질병 치료의 새 시대를 여는 과학계의 "매우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I가 설계한 바이러스가 "시급한" 안전 및 보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AI 도구는 급속히 발전하고 있으며, 이미 새로운 항생제를 설계하는 데 활용된 바 있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바이러스를 처음부터 설계하는 일은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스탠퍼드대학교의 브라이언 하이 조교수 또한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생성형 AI로 설계할 수 있는 복잡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생성형 AI가 전체 유전체를 설계하는 데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바이러스는 스스로 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포 내에서 세포 내에서 다른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이는 우리에게 새로운 영역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AI 모델들은 문맥상 바로 뒤에 나올 확률이 가장 높은 단어 조합 등을 예측하는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Evo1'과 'Evo2'로 알려진 AI 모델들이 단어 대신 생명의 언어인 유전 코드를 예측하는 것이다.
이 AI 모델들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식물, 인간의 유전 코드를 학습했다. 그 후 특정 종의 박테리아만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 즉 '박테리오파지'를 설계하도록 정교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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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 연구진은 AI가 설계한 것 중 가장 유망해 보이는 302개를 선정해 실험실에서 합성했고, 이 중 16개가 대장균을 효과적으로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실의 박사과정생인 사무엘 킹은 어느 새벽, 박테리오파지가 실제로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박테리아가 층층이 자라고 있는 페트리 접시에 박테리오파지를 올려놓고, 새로 개발한 이 박테리오파지들이 박테리아를 먹어 치우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다.
킹은 "(대장균이 죽어 접시 바닥이 훤히 비쳐 보이는) 투명한 반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정말 짜릿했다"고 설명했다.
하이 교수에 따르면 이 결과를 팀 전체와 공유하자마자 "방 안에서는 저절로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고 한다.
새로운 박테리오파지를 개발은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박테리아 감염증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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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이번 획기적인 성과는 AI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생명체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른바 '합성 생물학'으로 불리는 분야다.
하이 교수는 이러한 기술은 새로운 약과 치료법 개발로 이어져 "인류의 건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자칫 악용돼 새로운 질병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우려도 이미 제기되고 있다.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된 이 논문에 대한 논평에서 존스홉킨스대학교 '보건안보센터'의 토마스 잉글스비 박사와 모리츠 한케 박사는 해당 연구 결과가 "시급한 생물안전 및 생물보안 문제"를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이제는 "생성형 AI로 바이러스 유전체 설계를 할 수 있나"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지 않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바이러스는 "애초에 연구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연구진 또한 안전성을 극대화하고자 노력했다. 복잡한 생물체를 감염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는 훈련 데이터베이스에서 제외했고, 사람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 대신 박테리아를 감염시키는 박테리오파지를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모든 연구 과정도 보안이 철저한 실험실에서 진행됐다.
하이 교수는 기존 안전 조치들만으로도 "이 기술이 선한 목적으로 사용되도록 보장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컴퓨터의 비트에서 원자에 이르기까지
바이러스는 생명체가 아니다. AI가 생명체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또 한 번의 획기적인 도약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에 설계된 박테리오파지의 유전체는 약 5400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살아 있는 세포의 가장 작은 유전체 규모도 염기쌍 약 50만 개다. 인간의 유전체는 무려 30억 개에의 염기쌍에 달한다.
하이 교수는 간단한 생명체를 만드는 일도 "아마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구팀이 그 목표를 향해 "분명히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페인 폼페우 파브라 대학교 '합성생물학 연구소'의 마르크 구엘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역사상 최초로 컴퓨터로 생물학을 설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연구가 질병 퇴치를 위한 박테리오파지 개발, 유전 질환 치료를 위한 효소, 면역요법에 활용될 수 있는 항체 개발 등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과제를 해결할 흥미로운 가능성을 꿈꾸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영국 '맨체스터 생명공학 연구소'의 합성 유전체학 학과장인 패트릭 카이 교수 또한 이번 연구를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그 중요성은 박테리오파지에 머물지 않습니다. 이는 유전체 언어 모델이 진화를 통해 암호화된 (생명체) 설계 원리를 배우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며, AI를 활용해 유전체를 설계하는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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