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늘 규칙적으로 뛰어야 건강할까? '심박 변이도'로 알 수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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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제이미 뒤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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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박동 간격에서 생기는 미세한 변동이 우리의 정신 건강, 스트레스 수준, 운동 능력을 보여주는 유용한 지표라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변동은 우리가 얼마나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아르템 키릴로프는 원래 적당히 쉬엄쉬엄하는 성격이 아니다. 런던에 거주하며 헬스테크 분야에서 일하는 40세의 키릴로프는 "컨디션이 조금 나쁘더라도 나를 더 몰아붙이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취미로 운동을 즐겨왔지만, 휴식의 필요성은 무시해 왔다. 더 많은 시간을 훈련에 투자할수록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믿으며, 체육관에서 피로를 억지로 참고 운동을 강행하곤 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그는 스마트워치가 기록하는 여러 건강 데이터 가운데 하나인 '심박 변이도(HRV)'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심박 변이도는 단순히 1분당 심장이 뛰는 횟수를 뜻하는 심박수보다 더 복합적인 지표로, 심장 박동 사이의 시간 간격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반영한다.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박 변이도는 심혈관 건강, 스트레스 수준, 운동 능력 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또한 이 수치를 꾸준히 확인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운동 방식과 생활 습관에 대해 보다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키릴로프는 휴식을 취할지, 아니면 힘들더라도 체육관에서 운동을 더할지를 고민할 때마다 자신의 심박 변이도를 확인한다. 이러한 습관을 들인 이후 그는 "나 자신과 더 나은 균형을 찾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심박 변이도의 열렬한 신봉자가 되었고, 이 데이터를 활용해 스트레스를 추적하는 전용 앱까지 직접 출시했다.
미국 뉴욕의 '마운트 사이나이 푸스터 심장병원' 소장 디팍 바트는 웨어러블 기기가 그 어느 때보다 보편화되고 심박 변이도에 관한 연구가 축적되면서, 키릴로프처럼 이 점수를 관리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심박 변이도를 측정할 필요가 있을까? 이를 통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심박 변이도란?
바트 소장은 "사람들은 대체로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심장 박동이 극도로 불규칙해지는 상태는 부정맥으로 분류되며, 증상이 심할 경우 뇌졸중이나 심부전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바트 소장은 건강한 심장이라 하더라도 박동과 박동 사이의 시간 간격에는 어느 정도 변동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동은 밀리초(1밀리초는 1000분의 1초) 단위로 측정될 만큼 매우 미세하다. 그는 이 변화에 대해 "일반적으로는 변동성이 낮은 것보다 높은 편이 더 건강한 상태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심박 변이도에 단일 기준은 없다. 나이, 기초 체력, 성별, 측정 기기, 계산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한 웨어러블 기기 브랜드의 통계에 따르면, 활동적이고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용자들의 평균 심박 변이도는 남성 65밀리초에 여성 62밀리초로 나타났다. 연령대에 따른 차이도 컸다. 25세의 평균은 78밀리초인 반면, 55세의 평균은 44밀리초였다.
이 수치에 담긴 수학적 원리는 복잡하다. 하지만 쉽게 말하면 심장 박동 사이의 시간 간격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밀리초(ms) 단위로 나타낸 값이라고 할 수 있다.
높은 심박 변이도가 더 좋다는 말이 어쩌면 다소 역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안정 시 심박수가 낮을수록 심혈관 건강이 좋다는 지표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은 심박 변이도는 우리 몸의 신경계가 '투쟁-도피' 스트레스 반응과 '휴식-소화' 반응 사이를 유연하게 오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심박 변이도의 작동 원리는 이렇다. 우리가 포식자로부터 도망쳐야 하거나 조깅하러 나갈 때, 신경계는 신체에 에너지와 민첩성을 부여하는 일련의 생리적 반응을 일으킨다. 여러 변화 가운데 특히 심박수가 상승하는데, 이때 심박 변이도는 낮아진다. 신체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이 빠르고 일정한 속도로 계속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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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우리가 다시 휴식 상태로 돌아오면 신경계는 몸 전체를 진정시키기 시작한다. 이처럼 이완된 상태에서는 심장이 자연스럽게 더 가변적인 리듬으로 뛰게 된다. 숨을 들이마실 때는 심박이 약간 빨라지고, 내쉴 때는 다시 느려지는 식이다.
심박 변이도를 연구해 온 독일 킬대학교의 데니스 라르손 박사는 평균 심박 변이도가 높다는 것은 "우리 신체 시스템이 필요할 때 환경이나 상황에 맞춰 심박수와 혈압을 신속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 상황에는 즉각 대응하고, 스트레스가 없는 상황에는 다시 이완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낮은 심박 변이도는 우리 몸이 한 가지 상태, 대개는 스트레스가 가득한 '투쟁-도피' 모드에 갇혀 있음을 시사한다. 안타깝게도 현대인의 삶은 교통 체증부터 업무 마감 시한에 이르기까지 신경계를 과도하게 활성화하는 스트레스 요인들로 가득 차 있다.
건물의 자동 온도 조절 시스템을 예로 들어보자. 이상적인 시스템이라면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해 실외 기온의 미세한 변화에 맞춰 온도를 조절해야 한다. 하지만 시스템이 특정 온도에 고정돼 있어서, 따뜻한 봄날에도 히터를 과도하게 가동한다면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신체 시스템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다양한 내부·외부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심박 변이도를 통해 알 수 있는 건강 상태
심장 전문의들은 심박 변이도를 다른 지표들과 함께 활용해 심장 기능이 얼마나 원활한지 평가하고, 질병의 경고 신호를 포착한다. 예컨대 바트 소장의 연구에 따르면, 심박 변이도 데이터는 잠재적으로 심각한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강도 높은 신체 활동 이후 몸이 얼마나 잘 회복되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심박 변이도를 활용하는 운동선수들도 있다. 이상적인 경우라면 고강도 운동 중에는 심박 변이도가 낮아졌다가 운동이 끝난 뒤 다시 상승해야 한다. 만약 운동 후 며칠 동안 변이도가 계속 낮은 상태를 유지한다면, 이는 몸이 완전히 회복되기 위해 추가적인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심박 변이도는 스트레스와 신경계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기 때문에 정신 건강 지표로도 활용된다. 2023년 발표된 한 연구 리뷰에 따르면, 대부분의 연구에서 불안장애나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박 변이도가 낮은 경향을 보였다. 라르손 박사는 임상적 불안 증세가 있는 사람들은 "지속적인 스트레스나 압박 상태"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경우 심박 변이도가 지속적으로 낮게 나타난다"며, 이는 신체가 '투쟁-도피' 모드에 갇혀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다른 연구들에 따르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매, 조현병 등의 질환을 앓는 사람들도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낮은 심박 변이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2025년의 한 연구 리뷰에서는 정신과적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심리 치료나 경두개 자기자극술(TMS)과 같은 치료를 받은 뒤 심박 변이도가 개선되는 사례가 보고됐는데, 이는 신경계 기능이 보다 원활해졌음을 시사한다. 다만 다른 연구에서는 특정 항우울제와 같은 정신과 치료가 신경계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의 일부로 심박 변이도를 오히려 낮출 수 있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하지만 이러한 결론은 신중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심박 변이도와 정신 건강의 관계를 다룬 많은 연구는 규모가 작고 재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으며, 이 분야 특유의 한계에도 노출돼 있다. 대표적인 문제는 심박 변이도를 측정하는 방식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단 5분 동안 측정하는 방식과 하루 전체를 모니터링하는 방식은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또한 기기마다 정확도 차이가 존재해 연구 결과를 표준화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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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건강을 넘어, 심박 변이도는 우리가 얼마나 건강하게 나이 들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어떤 통찰을 줄 수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염증을 유발하는데, 이러한 염증은 다양한 만성 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박 변이도는 신체가 스트레스를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에 따라 2024년의 한 연구 리뷰는 심박 변이도를 통해 염증 수준을 예측하고, 더 나아가 노화 관련 질환의 위험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심박 변이도가 치료 목표가 될 수 있을까?
일부 연구진은 심박 변이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다양한 정신적·신체적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활동하는 임상심리학자인 팀 헤르초크는 "호흡법은 심박 변이도를 조절하는 가장 접근하기 쉬운 방법일 수 있다"며 "들숨과 날숨에 따라 심장 박동이 자연스럽게 빨라졌다가 느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루 두 번, 약 20분 정도 시간을 내어 '4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6초간 내쉬는 방식'처럼 느린 호흡을 연습할 것을 권했다. 이러한 호흡법이 정신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방식 외에도 다양한 호흡법이 존재하며, 전문가들은 그중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밝혀내야 한다. 그럼에도 일부 연구에서는 이러한 접근법이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 등 정신 건강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심박 변이도를 높이기 위해 고안된 구조화된 호흡법을 연습했을 때, 정신 건강 증상이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된 것이다.
비록 대부분 소규모 예비 연구 단계이기는 하지만, 정신 건강 외의 영역에서도 이러한 호흡법이 수면의 질 향상, 혈압 감소, 만성 통증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하지만 학계의 모든 이들이 심박 변이도를 의도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라르손 박사는 심박 변이도를 "기저 상태를 살펴보기 위한 하나의 지표"로 간주할 뿐, 그것 자체가 직접적인 치료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바트 소장의 견해도 비슷하다. 운동이나 규칙적인 수면처럼 건강한 습관을 들이면 심박 변이도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는 이를 두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라고 표현했다. "중요한 것은 심박 변이도 자체가 개선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그것이 개선되도록 만든 생활 습관의 변화일까요?"
심박 변이도를 추적하는 올바른 방법?
많은 웨어러블 기기들이 심박 변이도를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워싱턴주의 퓨젯사운드대학교의 카린 스티어 교수는 기기에 따라 정확도 차이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인 손목 착용형 기기보다 가슴에 밀착해 착용하는 기기의 정확도가 더 높은 편이다.
스티어 교수는 어떤 종류의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든, 심박 변이도는 한 번의 측정 결과보다 장기적인 추세를 관찰할 때 가장 유용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박 변이도는 하루 중에도 계속 변한다. 예를 들어 달리기할 때의 심박 변이도는 휴식을 취할 때와 당연히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단발성 측정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수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보는 편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스티어 교수는 "매일 아침 심박 변이도를 측정한 뒤,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함께 떠올려보라"고 조언했다. "'어젯밤에 숙면을 취했는가?', 혹은 '어젯밤 와인을 몇 잔이나 마셨는가?' 같은 것들을 되짚어 보세요."
헤르초크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기준치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건강 상태나 생활 습관에 따라 심박 변이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파악하게 되면, 그 데이터를 의사 결정이나 건강 상태 추적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몸이 평소보다 유난히 피곤하다고 느껴질 때, 심박 변이도 데이터는 실제로 신체 시스템이 과부하 상태에 있으며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줄 수 있다. 반대로 운동을 새로 시작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외형 변화가 없는 경우에도 이 데이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심박 변이도는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개선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수치 상승을 확인하면 체육관에서의 노력이 실제 효과를 내고 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다. 헤르초크는 심박 변이도를 추적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주관적인 자기 인식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심박 변이도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지나치게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트 소장은 이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심박 변이도는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추적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하고 흥미로운 지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바트 소장의 견해에 따르면, 심박 변이도보다 이해하기 쉽고 어쩌면 더 중요한 건강 지표들도 많다. 예를 들면 심박수, 혈압, 체중, 허리둘레, 콜레스테롤 수치 같은 것들이다. "모든 성인은 이런 수치들을 알고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그렇지 못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