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빼려면 '음식을 즐겨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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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멜리사 호겐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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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느냐'뿐만 아니라, '먹은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다. 인간은 생각과 육체가 서로 영향을 준다. 그래서 음식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음식에 대한 욕구에 영향을 준다. 즉 우리가 먹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뇌도 배고픔과 포만감에 대해 다르게 반응하는 것이다.
지금 눈앞에 맛있는 초콜릿 바와 인공 첨가물 없는 저칼로리 대체 제품이 있다면, 어느 쪽을 고르겠는가?
대부분의 사람은 머리로는 후자를 고르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맛있는 간식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정말 어렵다. 이것이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지속하기 힘들어하는 이유다.
우리의 뇌는 에너지가 풍부하고 달콤한 간식을 갈망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초기 인류가 달콤한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생존 가능성을 높여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물학적 요인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 또한 고칼로리 초가공식품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이런 음식을 먹을 때마다 죄책감을 느낄 때도 있다.
미시간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애슐리 기어하르트는 "초가공식품은 본질적으로 헤비메탈 공연장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며, "강렬한 자극이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하도록 설계되었기에, 사람들이 섬세한 클래식 음악 같은 과일이나 채소에 눈을 돌리기는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려면 무엇을 먹는지 못지않게 음식에 대한 사고방식도 중요하다. 사실, 음식을 온전히 즐기는 행위 자체에도 건강상의 이점이 있다.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우리가 배고픔을 느끼는 방식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만족스럽지 않은 '건강한' 밀크쉐이크
15년 전 발표되어 지금까지도 자주 회자되는 유명한 실험이 있다. 우리가 '무엇을 먹고 있다고 믿느냐'가 우리 몸의 실제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낸 실험이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알리아 크럼이 이끈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고칼로리 밀크쉐이크를 마시고 있다고 믿을 경우, 실제 섭취한 칼로리가 아니라 자신의 믿음에 따라 몸의 호르몬 반응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는 모두 동일한 밀크쉐이크가 제공되었다. 하지만 한 집단은 주어진 음료가 140칼로리의 가벼운 "건강식"이라는 말을 들었고, 다른 집단은 620칼로리의 "욕구를 채워주는(indulgent)" 고칼로리 쉐이크라고 들었다. 물론 실제로는 380칼로리짜리 음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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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를 채워주는" 쉐이크를 마신다고 믿은 참가자들은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 수치가 현격히 감소했다. 그렐린은 배고플 때 상승하고 포만감을 느낄 때 떨어지는 호르몬이다. 반면, 건강한 쉐이크를 마신다고 생각한 참가자들의 그렐린 수치는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감소했다.
이 연구는 음식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과 기대감이 신체의 반응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크럼 교수는 "자신이 충분히 먹었다고 믿으면, 몸도 정말 충분히 먹은 것처럼 반응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있어 이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렐린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충분히 배부르지 않다고 느끼면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에너지를 덜 소비하게 된다. 따라서 단순히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려는 사고방식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크럼 교수는 "체중을 줄이려고 설탕, 지방, 칼로리를 줄이는 데만 급급한 '결핍의 사고방식'에 갇혀 있다면, 오히려 체중 감량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크럼 교수는 포만감을 느끼는 유전적 성향에 대해서도 비슷한 결과를 발견했다. 자신이 쉽게 배부름을 느끼는 유전자를 가졌다고 믿게 된 사람들은, 실제 유전자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체중 조절 호르몬인 'GLP-1'을 더 많이 분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벨링이 만드는 차이
라벨링 하나로도 큰 차이가 나타난다.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동일한 영양 성분의 단백질 바를 먹었으나, 한 집단에는 "맛있는", 다른 집단에는 "건강한"이라는 라벨이 붙은 제품이 제공되었다. 세 번째 집단은 단백질 바를 먹지 않고 외관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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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결과, "건강한" 단백질 바를 먹은 참가자들은 만족감을 덜 느꼈고 배고픔을 더 호소했다. 심지어 이들은 단백질 바를 아예 먹지 않은 대조군보다 이후에 더 많은 음식을 섭취했다. 이는 건강에 초점을 맞춘 라벨이 음식에서 기대하는 즐거움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건강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음식은 우리를 심리적으로 덜 만족하게 만들 수 있다.
반면, 건강한 음식이라도 영양성분보다 맛과 즐거움을 강조하는 라벨을 붙였을 때 사람들이 해당 음식을 더 즐겁게 섭취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초콜릿 케이크처럼 '욕구를 채워주는' 음식을 먹으며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은 오히려 체중 감량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 연구는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데이비드 롭슨이 저서 '기대 효과(The Expectation Effect)'에서 분석했듯, 간식을 무조건 금지한다고 해서 전체 칼로리 섭취량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칼로리를 제한한다는 사고방식이 추후 '보상성 과식'을 유발할 수 있다.
크럼 교수는 우리 몸을 신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라이트", "저칼로리", "칼로리를 덜어낸"처럼 무언가를 줄였다는 느낌을 주는 용어를 피하라고 말했다. "필요한 칼로리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자체가 다이어트에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어하르트 교수 역시 음식을 단순한 영양소와 칼로리의 집합체로 보기보다, 즐거움의 원천으로 바라보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스스로 음식을 제한하려는 시도를 하다보면, 그런 시도가 심리적으로 '번거로운 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가공되지 않은 자연 식품, 특히 단백질과 신선한 과일 및 채소에 집중할 것을 권장했다. "인체는 영양을 공급받고 보람을 느끼며 만족감을 얻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영양가는 낮으면서 식욕만 돋우는 초가공식품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크럼 교수는 칼로리 제한에 매몰되기보다 '내 몸이 필요한 것을 정확히 공급해주고 있다'는 사고방식을 통해서도 건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몸을 믿고, 적절한 때에 적절한 음식에 대한 허기를 느끼도록 스스로에게 허락해주세요."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면서 가끔은 간식도 즐겨보자. 분명 이것이 장기적으로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훨씬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