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에 'AI 음악 걸러내기' 버튼이 없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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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조이 코빈
- 기자, 기술 전문기자
- Reporting from,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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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중반, 세드릭 식스투스는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는 그는 자신의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에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듯한 음원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느꼈다. 이에 AI 생성물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차단하는 도구 개발에 직접 착수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스포티파이 AI 차단기' 소프트웨어를 몇몇 코드 공유 웹사이트에 공유했고, 현재까지 수백 명이 이를 다운로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기존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커뮤니티에서 추적해 온 자료와 비정상적으로 많은 음원 발매량, AI 특유의 앨범 표지 등의 특징을 바탕으로 외부 탐지 도구도 함께 활용해 4700건이 넘는 AI 아티스트로 의심되는 것들을 걸러낸다.
식스투스는 "선택할 권리는 중요하다. AI 음악을 듣고 싶은지 아닌지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포티파이 자체적으로 AI 생성물 식별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식스투스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스포티파이 웹 브라우저 버전을 통해 설치할 수 있다. 다만 그는 이것이 "스포티파이 서비스 약관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스투스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비슷한 분노와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식스투스는 AI 음악의 음질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 듣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그저 인간이 아닌 봇이 만든 음악이기에 거부하는 이들도 있다.
스포티파이 또한 사용자들의 이러한 우려에 대응해 몇 가지 조치를 내놓았다.
일례로 지난 4월에는 아티스트가 AI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곡 크레딧에 표시하는 테스트 기능을 출시했다. 다만 이는 아티스트가 음반사나 배급사에 자발적으로 알리는 내용을 따른다.
당시 스포티파이 측은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진정으로 포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업계 전반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현재 스포티파이는 AI 생성 음악을 적극적으로 식별하고, 사용자가 직접 걸러낼 수 있도록 하는 단계와는 거리가 멀다.
옥스퍼드 대학교 '인터넷 연구소'에서 스트리밍 플랫폼을 연구하는 로버트 프레이는 "스포티파이에는 매우 어려운 문제다. 사실상 회사의 존립이 걸린 줄타기"라고 평가했다.
스포티파이 측은 음악 제작 방식에 대한 가치 판단에 개입하지 않고자 노력하지만, 사용자들이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시작하면 이용자와 아티스트는 물론 업계 전반의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포티파이는 사용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티스트들은 어떻게 느끼는지 파악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AI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더 널리 사용되고, 탐지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도구의 출현에 음악계는 매력과 불안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Suno', 'Udio'와 같은 생성형 AI 도구를 사용하면 간단한 텍스트 입력만으로도 가사와 보컬, 악기 연주까지 갖춘 세련된 곡을 단 몇 초 만에 만들 수 잇다.
최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디저'가 여론 조사 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청취자의 97%가 AI 생성 음악과 사람이 만든 곡을 구분하지 못했다.
또한 매일 수만 개의 AI 생성 음원이 스트리밍 플랫폼들에 업로드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는 재생 횟수가 적더라도, 앞으로 인간 아티스트의 수익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표준이 마련되면서 앞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지만, 유튜브 뮤직, 아마존 뮤직과 마찬가지로 현재 스포티파이는 AI 생성 음원 여부를 명확히 표시하는 기능이나 걸러내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또한 AI 감지 시스템을 공개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음원 게시자에게 AI 생성 여부를 의무적으로 밝히도록 요구하지도 않는다.
스포티파이 측은 대량 업로드나 시스템 악용을 위한 짧은 음원 등 AI 관련 스팸(저품질 콘텐츠)으로 간주되는 콘텐츠 삭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시에나 로즈, 브레이킹 러스트, 더 벨벳 선다운 등 AI 생성으로 추정되는 유명 아티스트들은 스포티파이에서 별도의 표시 없이 서비스된다.
스포티파이 측은 "우리는 음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기준으로 걸러내기보다는 스팸이나 사칭과 같은 (AI의) 악용 사례를 해결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면서 음악계의 AI 사용은 옳고 그름의 이분법 문제가 아니라 스펙트럼처럼 바라보고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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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스포티파이보다 규모는 작지만 경쟁사인 디저(Deezer)는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Suno, Udio 등에서 제작한 AI 생성 음원이 포함됐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앨범에 이를 표시하기 시작했으며, 알고리즘 추천이나 사람이 직접 만든 플레이리스트에서도 해당 음원을 제외하고 있다.
아울러 자체 개발한 AI 모델 학습 기반 감지 기술을 활용해 음원의 통계적 패턴을 파악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러한 기술 판매에도 나섰다.
디저의 제스퍼 웬델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이러한 기술을 보유한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은 우리뿐"이라고 강조했다.
애플 뮤직의 경우 지난 3월 이른바 '투명성 태그'를 도입했다. 또한 앞으로 음반사와 유통사에 신곡이나 관련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AI 사용 여부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포티파이의 '곡 크레딧' 기능과 마찬가지로, 일각에서는 아티스트들이 낙인 효과를 우려해 AI 사용 사실을 솔직하게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이러한 태그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애플의 태그 기능이 얼마나 명확하게 작동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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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소재 산타클라라 대학교의 AI 및 컴퓨팅 창의성 전문가이자, 작사를 돕는 AI 도구를 개발한 '웨이브AI'사의 공동 창립자 겸 CEO인 마야 애커먼은 AI 음악은 일종의 스펙트럼이기에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
"프롬프트 입력 후 노래 생성" 식으로 간단한 도구도 있지만, 인간과의 공동 창작을 돕거나, 음원 제작 과정 중 특정 부분만 보조하는 형태도 있어 AI 개입 정도는 제각각이라는 설명이다. 즉 창작자가 이러한 도구를 활용해 음악을 만들었다면, 과연 어느 시점부터 AI 음악으로 분류할지 경계가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애커먼은 Suno나 Udio 같은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직접 가사를 쓰거나, 오랜 시간 공들여 AI가 만든 노래를 다듬는 등 자신의 창의력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애커먼은 "멀리서 보면 'AI 음악임을 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너무나 당연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복잡한 문제임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게다가 AI 생성물임을 정확하게 탐지하는 데 기술적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인간의 창작물을 AI 생성물로 잘못 분류할 경우 그 파장은 심각할 수 있다.
스웨덴 왕립공과대학에서 AI가 음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밥 슈투름은 심지어 인간의 개입이 전혀 없이 AI로만 만든 음원을 탐지하기조차 쉽지 않다고 말한다.
AI 탐지 시스템은 기존 AI 음악 생성 도구의 결과물을 기반으로 학습하지만, 이러한 생성 도구는 계속 발전하기에 탐지 소프트웨어 또한 지속적으로 재훈련돼야한다. 슈투름의 표현처럼 이는 "AI 음악 군비 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
디저의 마누엘 무살룸 연구 책임자는 AI 생성물 분류가 어려운 과제임을 인정하면서도, 자사의 탐지 기술은 지금까지 높은 정확도를 보이고 있으며, AI를 부분적으로만 활용한 하이브리드 사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우려가 본질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대학교에서 AI 생성 음악이 아티스트의 생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데이비드 호프만 교수는 "선을 그을 수 없으니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로비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플랫폼들이 최소한 100% AI 생성물인 음원만이라도 제대로 표시해야 하며, 이후 다른 문제들을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용자들은 이러한 표시 기능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저와 입소스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80%가 AI 생성 음악임을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고 답했으나, 걸러내기 기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듀크 대학교에서 현업 전문가로서 호프만과 함께 연구하는 싱어송라이터 티프트 메릿은 식품의 영양 성분표나 유기농 표시 등을 언급하며 "사용자들에게는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포티파이가 이러한 표시 및 걸러내기 기능을 도입하지 않는 배경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많다.
프레이는 스포티파이는 현재 플랫폼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한 제약 없이 자유로운" 음원 추천 시스템 운영이 이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호프만 교수는 AI 생성 여부를 감지하는 데는 추가 비용이 든다면서, 이에 AI 음원을 그대로 제공하는 것이 더 저렴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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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가들은 과거의 논란들이 이러한 의혹을 더욱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스포티파이는 계속 부인해왔으나, 배경음악용 플레이리스트에 적합한 저렴한 음악을 의뢰해왔다는 비난을 여러 차례 받은 바 있다.
스포티파이 대변인은 "우리 플랫폼의 모든 음원은 레이블이나 유통사와 같은 제3자 저작권자가 제공한 것이며, 모든 콘텐츠에 대한 수익 지급 방식은 동일하다. 즉 저작권료는 재생 점유율에 따라 지급된다"고 말한다.
한편, 이 분야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음원 산업 표준 설정 기구인 'DDEX'는 크레딧에 AI 사용 여부를 표시하는 포괄적인 산업 표준을 마련하고자 노력 중이다. 다만 실제 표시 방식은 각 스트리밍 플랫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EU에서는 관련 AI법에 따라 2026년 8월부터 일부AI 생성 콘텐츠에는 표시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그러나 스포티파이가 이 규정을 어떻게 적용할지는 미지수이다.
영국 리즈 대학교에서 미디어과 음악 문화를 가르치는 데이비드 헤스몬드할 교수는 현재 AI 음악 분야를 "무법천지"에 비유했다.
하지만 그는 2000년대 초 파일 공유로 인한 혼란이 결국 오늘날의 스트리밍 산업으로 이어졌듯이 "결국에는 질서가 생겨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스포티파이는 이러한 압력을 인지하는 듯, 최근에는 프리미엄 사용자에 한해 곡의 제작 방식과 참여자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며 인간 창의성을 강조하는 '송DNA'와 '어바웃 더 송'과 같은 기능을 도입했다.
스포티파이 대변인은 "우리는 음악 업계의 AI 활용에 대해 단일한 정책보다는 선제적인 관리, 산업 전반의 표준 마련, 모든 곡 뒤에 숨겨진 인간의 창의성에 대한 더 깊은 투자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