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의 월 17만원 연금부터 트럼프의 3조 수입까지 … 전례없는 '백악관 돈방석'
- 기자, 대니얼 부시
- 기자,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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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월 113달러(약 17만원)의 육군 연금 외에는 아무런 수입도 없이 백악관을 떠났다. 그는 훗날 "대통령직의 위신과 위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썼다.
이후 조지 W. 부시는 대통령 선거 출마 전, 자신의 투자 자산을 백지신탁에 맡겼으며, 임기 마지막 주에는 2008년 경제 위기가 자신의 순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반면 최근 공개된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은 재임 첫해 최소 22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벌어들였다. 역사학자들은 이는 전례 없는 규모로, 백악관 입성 후 이해상충을 피해왔던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전례를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버지니아 대학교 '밀러 센터'의 대통령사학자인 바바라 페리는 "전례가 전혀 없다"면서 "역대 대통령 중 우리가 목격한 모든 사례를 뛰어넘는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2025년 트럼프가 벌어들인 막대한 수입 규모는 그가 백악관 복귀를 통해 얼마나 큰 이익을 얻었는지 잘 보여준다. 이러한 영리 활동은 대통령 본인과 가족, 측근들이 주도하는 사적 사업 거래와 공식적인 정부 정책 활동 간 경계를 종종 흐려놓았다.
지난 6월 30일 공개된 의무 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는 암호화폐 관련 사업으로만 14억달러(약2조1700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2번째 임기 시작 직전 출시한 밈 코인 '$TRUMP'의 배후로 추정되는 기업인 '셀러브레이션 코인'으로부터 수수료 6억3500만달러(약9864억원)를 받았다고 신고했다.
아울러 암호화폐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로부터는 약 5억달러를 받았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에릭 트럼프, 현 대통령 중동·우크라이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의 아들들이 공동 설립한 기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벌어들인 소득은 직전 연도 신고액인 6억2200만달러보다 거의 4배나 크다.
한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일가가 대통령직을 통해 이익을 취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안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나 그의 가족은 과거에도, 앞으로도 결코 이해 상충에 연루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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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의 모든 행보는 미국 국민의 최선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이와 다르게 말하는 소위 '기자'들은 민주당과 기존 주류 언론이 지난 10년 동안 반복해 온 진부하고 거짓된 주장을 재탕하고 있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역사적으로 몇몇 대통령도 부정부패 의혹을 불러일으킨 재정 스캔들에 연루된 바 있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남북전쟁 이후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 재임 당시, 재무부 관계자들은 금 판매 및 관세 징수 스캔들 등 여러 논란에 연루된 바 있다.
1920년대 워런 하딩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내무부 장관이 석유 채굴권을 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사건이 있었는데, 이는 '티팟 돔 스캔들'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시 대통령 본인이 직접 연루되지는 않았으며, 재임 중 개인적으로 부를 축적했다는 혐의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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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 취임과 함께 시작된 현대사에서는 여러 대통령의 친인척이 백악관과의 인연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려 한 사례가 있었다.
일례로 지미 카터 대통령의 동생은 한 맥주 브랜드를 홍보했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시절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의 한 에너지 기업을 통해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직에 복귀한 이후 그와 그의 가족 기업이 거둔 이익에 비하면 과거의 이러한 사례들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페리는 "이것이 트럼프 및 그 일가와 다른 대통령들 사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재임 중 척척 돈을 벌어들이는 것은 불법은 아니지만 비윤리적입니다. 대부분의 (과거) 대통령들은 그렇게 하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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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첫 임기 직전, 트럼프는 가족 기업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의 경영권을 성인인 아들들에게 넘겼다. 하지만 이는 역대 대통령들의 세운 선례와 어긋나는 일이었다. 사업 지분을 백지신탁에 맡기지도 않았으며, 부동산 및 기타 투자 자산을 처분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2번째 임기를 앞두고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측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회사의 일상적인 업무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차남 에릭 트럼프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아버지의 2번째 임기 동안 "엄격한 윤리 기준"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물 사면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 이후 자신의 사업뿐만 아니라 다른 고위 행정부 관리들과 연계된 기업들에도 이익이 되는 여러 결정을 내려왔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자체 디지털 화폐 사업을 시작한 지 불과 4개월 만인 지난해 7월, 암호화폐의 한 형태인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그리고 이번 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5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소 5억달러의 수익을 안겨주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암호화폐 기업 '바이낸스'의 억만장자 창업자인 창펑 자오를 사면했다.
과거 암호화폐 산업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앙"이라며 비난했던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 이후 몇 달간 암호화폐 산업을 옹호했다.
그의 복귀 이후, 그의 가족 기업과 일부 측근들은 암호화폐를 넘어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이익을 챙겼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협정을 체결해 미국 기업이 해당국의 주요 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해당 프로젝트에 관련된 기업의 소수 지분을 인수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아들들이 운영하는 투자 회사 '캔터 피츠제럴드' 또한 이 거래에 참여했다.
한편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재임 후 벌어들인 수익은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며, 자신은 가족들의 사업 거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나는 내 개인적인 (재정에) 관여하지 않는다. 내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들이 있다"면서 "나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많은 돈을 벌었고, 그들이 내 돈을 투자할 뿐, 나는 그들과 대화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리 감시 단체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관련 수익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수석 윤리 담당 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페인터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당연히 이는 이해상충"이라고 비난했다.
"국민들이 대통령이 이토록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 모습을 봐야 한다는 것이 매우,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