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IT 기업들이 귀여운 마스코트에 주목하는 이유

사진 출처, Microsoft
- 기자, 크리스 마셜
- 기자, 비즈니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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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기업들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움직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같은 거대 IT 기업마저 최근 친근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마스코트로 내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다 인간적이고 친근한 인상을 전달하고, 소비자와의 유대감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한다.
파란색과 흰색으로 된 애플의 캐릭터는 몸에 비해 다소 큰 머리가 특징으로, '리틀 파인더 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3월 신형 노트북 홍보용 SNS 영상에 등장했다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몇 년 전 종이 클립 모양의 가상 비서 캐릭터 '클리피'를 선보였다가 혹평 속에 폐기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대화형 AI 개인비서 기능 '코파일럿'을 위한 새로운 마스코트를 공개했다.
동글동글한 젤리 형태의 캐릭터 '미코'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단순한 마스코트가 아니라 코파일럿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선택형 정체성"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표현력이 풍부하고, 맞춤 설정이 가능하며, 따뜻한 분위기를 지닌" 미코는 "(AI와의) 음성 대화를 더욱 자연스럽게 만들어준다"고 한다.
기업들이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2019년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마스코트를 활용해 마케팅을 진행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시장 점유율을 37% 더 높일 가능성이 있었다.
영국 랭커스터 경영대학원의 앤서니 패터슨 마케팅학과 교수는 "마스코트는 많은 이들이 차갑고 인간미 없다고 느끼는 기업에 목소리와 성품, 심지어 얼굴을 부여해주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한편 특히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존 캐릭터를 새롭게 활용하는 기업들도 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마스코트로 사용하는 작은 녹색 로봇이 그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9월, 구글은 사용자가 이 로봇을 맞춤 설정할 수 있는 앱을 출시했다. 셀카 사진을 올리면 이 로봇 마스코트가 사용자의 사진 속 패션과 헤어스타일을 그대로 따라 한다. 구글은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이 로봇에 "다양한 분위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온라인 포럼 '레딧'은 2023년에 자사의 외계인 캐릭터 '스누'를 더욱 생동감 있고 감정 표현이 풍부한 모습으로 업데이트했다.
그리고 올해 3월, 파이어폭스 웹 브라우저 운영사인 '모질라'는 파이어폭스 로고를 '킷'이라는 이름의 본격적인 마스코트로 탈바꿈시켰다.
모질라의 존 솔로몬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우리 경쟁사들을 생각해 보라. 크롬이나 사파리, 엣지 등의 로고는 어딘가 삭막하고, 비슷하고, 차가운 느낌이다. 우리는 도전적인 브랜드로서 그들과 차별화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사진 출처, Apple
한편 귀여운 캐릭터가 일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는 있지만, 모두가 이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심리학, 기술, 비즈니스의 상호작용을 주제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강연자인 나탈리 나하이는 이러한 마스코트의 부활 트렌드가 일부 대형 IT 기업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신 증가와 맞물린다고 지적한다.
"사람들과 소비자용 기술 간 관계는 점점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그는 "많은 기업이 마치 기술 지배자처럼 군림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의인화 마스코트만큼 이를 누그러뜨릴 효과적인 방법이 또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나하이와 패터슨 교수 모두 AI 기술의 발달과 마스코트가 결합하며 사람들이 AI와 지나치게 개인화된 새로운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패터슨 교수는 "이 기업들의 마스코트는 우리에게 일대일로 말을 걸며 무언가를 하도록 설득할 것이다. 어딘가 섬뜩하지 않냐"고 했다.
하지만 브랜딩 관점에서 보면, 통통 튀는 캐릭터는 친근감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패터슨 교수에 따르면 특히 어린 시절부터 특정 마스코트를 접하며 자란 소비자는 "해당 브랜드에 대해 영원히 따뜻하고 친숙한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진 출처, Nathalie Nahai
마이크로소프트는 미코에 대해 "지금까지 고무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이 캐릭터와 대화하고 싶지 않다면 해당 기능을 끌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잘 알려진 온라인 마스코트 중 하나는 언어 학습 앱인 '듀오링고'에서 언어 학습자들을 격려하는, 커다란 눈이 특징인 초록색 올빼미이다.
듀오링고 개발팀은 이 올빼미 캐릭터 '듀오'가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20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듀오링고의 캣 챈 브랜드 마케팅 책임자는 "듀오는 단순한 마스코트 그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듀오는 사람들이 팔로우하고 소통하는 캐릭터입니다. 이는 우리가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 자체를 바꿔놓았습니다. 사람들은 듀오 자체를 좋아합니다."
한편 나하이는 마스코트 활용 전략이 소비자들의 본능적인 충동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많은 브랜드의 캐릭터에서 볼 수 있는, "비교적 큰 머리와 눈과 같은 특징은 아기를 연상시키고, 우리는 이러한 존재에 대해 특정한 반응을 보이도록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사진 출처, Duolingo
사실 마스코트 활용은 결코 새로운 전략이 아니다. 스포츠 팀들은 19세기부터 마스코트를 채택해왔고, 다른 브랜드들도 이를 따라했다.
패터슨 교수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 마스코트는 브랜드 구축 시 매우 강력한 도구"였다.
하지만 너무 많은 캐릭터들이 난무하면서 사람들이 싫증을 느끼게 됐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으며 결국 기업들은 마스코트를 점차 없애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마스코트가 부활할 조짐이 보인다. IT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국의 유명 출판사 '펭귄 북스'는 1935년부터 책 표지를 장식해 온 펭귄 캐릭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손으로 직접 그린 여러 펭귄 일러스트를 만들어 기업의 "SNS 활동부터 브랜드 캠페인, 사회적 영향 활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따뜻함, 유머, 개성을 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모든 마스코트가 귀엽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패터슨 교수는 "마스코트의 역사는 순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담배 브랜드 '카멜'은 과거 담배를 피우는 캐릭터인 '조 카멜'을 만들어 광고에 널리 사용했다.
나하이는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기업이 내세우는 귀여운 마스코트의 이면을 볼만큼 영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요즘 사람들은 조금 더 냉소적으로 세상을 볼 줄 아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마케팅에 노출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는 이러한 전략이 더 설득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