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만찬 총격: 미 법무부,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인사들이 표적이었을 '가능성 커'

    • 기자, 이모젠 제임스
    • 기자, 헬렌 설리번
    • 기자, 태비 윌슨
  • 읽는 시간: 4 분

지난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 만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과 관련해 토드 블랑쉬 미국 법무장관 대행이 용의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행정부 인사들을 표적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용의자는 콜 토마스 앨런(31)으로, 지난 25일 워싱턴 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만찬 행사 도중 보안검색대 근처에서 총격을 가한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블랑쉬 장관 대행은 미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용의자의 범행 동기는 아직 조사 중이나, '예비 조사' 결과 행정부 관계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의 범죄 담당 부서와 테러 전담반이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총격 직후 현장에서 급히 대피한 트럼프 대통령은 당일(25일) 기자회견에서 "이보다 더 위험한 직업은 상상할 수 없다"고 표현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총격이 발생한 암살 시도"에서 각료들과 함께 살아남은 트럼프 대통령은 "두려움 없이 굳건하다"고 밝혔다.

웨이자 지앙 WHCA 회장은 "끔찍한"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사건 당시 트럼프 대통령 옆자리에 앉아 있던 지앙 회장은 "참석자 수천 명을 보호해 준" 비밀경호국에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WHCA 이사회는 추후 회의를 통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용의자는 "오랫동안 마음에 많은 증오심을 품고 있었다"면서 용의자의 가족들은 그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용의자가 "선언문"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토요일이었던 지난 25일 오후 8시 35분경,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 만찬이 열리고 있던 워싱턴 힐튼 호텔 로비에서 총성이 울려 퍼지며 시작됐다.

총격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JD 밴스 부통령 모두 경호 속에 긴급 대피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대피하기 직전,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밴스 부통령을 먼저 행사장에서 급히 내보내는 영상이 SNS에 퍼지며 그 시점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뉴스 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 때문에 경호원들이 자신을 대피시키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 무슨 상황인지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심각한 문제일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어 경호원들은 자신에게 몸을 숨기고 "바닥으로 내려가라"고 요청했다며, 이들은 "훌륭한 사람들"이었다고 평가했다.

당국은 용의자가 요원들과의 총격전 끝에 제압됐으며, 총기를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총에 맞지는 않았으나, 검사를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용의자가 총기 2정과 여러 개의 칼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 고위 미국 관리는 CBS 뉴스에 수사 당국이 행정부 관계자들을 표적으로 삼으려 했다는 내용이 담긴 용의자의 메모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사건 발생 전, 용의자의 가족 중 한 명이 그로부터 메모를 받은 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에게 보낸 메모에는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BBC는 일종의 선언문으로 알려진, 용의자가 공격 직전 가족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메모의 진위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사건 당시 총상을 입은 요원 1명은 병원에서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앤서니 구글리엘미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방탄조끼가 "잠재적인 비극을 막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한편 사건 당시 만찬장에는 BBC 기자도 여러 명 있었다. 이들은 총성이 울린 직후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게리 오도노휴 BBC 북미 수석특파원은 "쾅쾅하는 소리"를 들었으며, "곧바로 반자동 총기에서 나는 둔탁한 소리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행사장은 잠시 폐쇄됐으나, 행사가 연기될 예정이라는 안내 방송과 함께 참석자들은 안내를 받아 밖으로 이동했다.

한편 블랑쉬 장관 대행은 BBC의 미국 파트너인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용의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카고를 거쳐 워싱턴 DC까지 기차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 앨런은 '링크드인' 프로필에서 자신을 기계 엔지니어, 게임 개발자, 교사로 소개하고 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출신으로, 현재 사법 당국이 그와 관련된 주택을 수색 중이다.

당국은 앨런이 27일 연방 법원에서 연방 공무원에 대한 공격, 폭력 범죄 중 총기 사용 혐의 등으로 정식 기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 이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회복 차림으로 기자들 앞에 선 그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을 높이 평가하며, 모든 참석자들이 그들에게 "큰 빚을 졌다"며 감사를 표했다.

2차례의 재임 기간 종종 언론을 비판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이번 공격에 대해 "책임감 있게 보도해 준" 언론에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우리의 차이를 평화롭게 해결하자"고 촉구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을 통해 "현재 건설 중인 군사 기밀 급 연회장이" 있었다면 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사건을 백악관에 새로운 연회장이 필요하다는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는 근거로 활용했다.

논란이 많은 백악관 연회장 건설 프로젝트는 현재 여러 법적 소송에 직면해 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겪은 3번째 암살 위협이다. 그는 2024년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총알이 귀를 스치는 부상을 입었고, 같은 해 9월에는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 비치 소재 그의 골프장 덤불에서 총기를 소지한 용의자가 적발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참석한 백악관 기자단 만찬이었다. 이전 참석은 지난 2011년 일반 시민 신분일 때였다.

2011년 행사 당시 미국 대통령 자격으로 연설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 이후 "우리 모두 민주주의에서 폭력은 발붙일 곳이 없다며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는 미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매일 보여주는 용기와 희생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엄숙한 사건입니다. 이들에게 감사하며, 총에 맞은 요원도 회복하고 있다는 점에 감사합니다."

한편 세계 각국 지도자들도 이번 사건을 규탄하고 나섰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번 공격에 "충격을 받았다"며 "민주주의 제도나 언론의 자유에 대한 모든 공격은 가장 강하게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참석자들이 모두 무사해서 "안도한다"고 전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역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무사하다는 소식에 "기쁘다"고 밝혔다.

추가 보도: 카일라 엡스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