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둘라란? 임종 돌봄 전문가가 죽음에 대해 가르쳐주는 것들

    • 기자, 스미타 문다사드
    • 기자, 헬스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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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 볼에게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에 손을 잡아주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은 없다.

"그 순간은 정말로 날것 그대로입니다. 이 생명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을 지켜보는 일이니까요."

볼은 여러 차례 누군가의 마지막 숨을 함께했다.

볼은 지난 3년간 런던에서 훈련 받은 '데스 둘라(death doula·임종 돌봄 전문가)'로 활동해왔으며, 의료인이 아닌 임종 돌봄 전문가로서 개별 가족들을 지원하고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NHS) 요양시설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활동한다.

볼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이 죽음의 과정에 있을 때 무엇을 "해도 되는지" 자주 묻는다고 말한다.

"손을 잡아도 되고, 입을 맞춰도 되고, 음악을 틀거나 말을 걸어도 된다고 말해주면 사람들이 크게 안도하는 것을 느낍니다."

임신과 출산, 초기 양육을 돕는 둘라는 익숙할 수 있다. 하지만 '소울 미드와이프'라고도 불리는 데스 둘라는 지난 10년 사이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

영국 임종 둘라 협회(End of life Doula UK)의 최고경영자 엠마 클레어는 지난해 114명의 둘라가 자신의 단체에 가입했으며, 이는 이전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라고 말했다.

최근 니콜 키드먼과 루비 왁스 등 유명 인사들이 임 둘라 훈련을 받고 있다고 밝혔고, 다비나 맥콜 역시 은퇴 후 이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은 때때로 "누군가가 죽은 뒤의 침묵은 매우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둘라는 유가족과 함께 앉아 마지막 며칠을 되짚어볼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클레어에 따르면 훈련 수준에 따라 둘라는 시간당 약 5만원에서 9만원 (25~45파운드)의 비용이 들 수 있다. 다만 일부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영국 잉글랜드 남서부에 위치한 데번에 사는 패니 베렌스는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10개월 전, 데스 둘라 사라 파커에게 처음 연락했다.

"사라는 제가 울고 또 울 때도 정말 놀라울 정도로 함께해 줬어요. 가족도 아니고, 이해관계도 없는 누군가에게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저 곁에 있어주며 제가 슬픔에 무너질 수 있게 해줬어요."

둘라는 베렌스가 남편과 어려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도왔다. 어디에 묻히고 싶은지, 어떤 장례식을 원하는지와 같은 질문이었다.

그리고 장례업체에 연락하는 것과 사망 신고 등 '사후 행정'을 처리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

"상대방의 필요에만 매몰되지 말고, 저 자신도 돌보라고 계속 상기시켜 줬어요."

파커는 주로 베렌스를 지지하는 역할을 했지만, 남편도 함께 도왔다. 또 생의 마지막 며칠 동안 신체가 어떻게 기능을 멈춰 가는지에 대해 차분히 설명해줬다고 베렌스는 회상했다.

"그 과정에 익숙하고, 담담하면서 편안하고, 또 공감해주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고통을 없애주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죽음을) 정상적인 일로 받아들이게 해줍니다."

클레어는 오늘날 사람들이 "일상적인 죽음에 대한 많은 지식을 잃어버렸다"고 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 속 극적인 장면이나 갑작스러운 죽음을 통해 죽음을 떠올린다고 말한다.

둘라는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죽음의 신체적 과정을 설명함으로써 두려움을 줄이고,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다고 클레어는 덧붙였다.

예를 들어 파커는 사람들이 임종에 가까워지면 체온과 호흡이 변한다고 설명한다.

"마지막에는 '데스 래틀(death rattle)'이라고 불리는 거칠게 숨 쉬는 소리가 날 수 있는데, 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습니다."

"미리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알려주면, 받아들이기 쉬워질 수 있죠."

암 전문 자선단체 멀버리 센터에서 일하는 소울 미드와이프 크리스타 휴즈는 임종을 앞둔 사람과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마지막 순간을 보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 사랑의 손길 속에서 태어납니다. 그리고 사랑의 손길 속에서 떠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휴즈는 정원에서 떠나고 싶었지만, 필요한 의료적 개입 때문에 그럴 수 없었던 한 사람을 기억한다. 그녀는 사진과 라벤더 오일을 가져오고, 새소리를 틀어 라벤더 들판을 걷는 모습을 묘사해 주는 방식으로 그를 위한 상상의 정원을 만들어 주었다.

임 둘라는 사망 이후에도 지원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볼은 가족을 대신해 장레식장을 방문해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추모식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말한다.

또 일부는 지역사회에서 '데스 카페'를 열어 차와 케이크를 곁들여 죽음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영국의 글래스고대학교 임종 돌봄 연구자이자 국제 임종 둘라 연구 그룹 창립자인 마리안 크라브치크는 사람들이 죽음을 맞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임종 돌봄 역시 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짧은 감염병이나 사고로 사망하는 경우는 줄고,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안고 수년간 살아가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삶의 모든 측면에서 생활 방식에 대한 선택을 기대하게 됐습니다. 죽음 역시 마찬가지로 스스로 설계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일부에게는 데스 둘라가 이러한 역할을 도울 수 있지만, 영국에서는 규제나 의무적인 교육이 없어 복잡한 문제로 남아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데스 둘라를 보건의료 체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현재처럼 독립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 역할의 비용 문제와 "취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기회주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크라우치크 "현실적으로 적절한 임종 돌봄은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나는 복불복"이며 둘라는 이러한 공백을 메우는 데 도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완화의료 및 애도 지원 자선단체 수 라이더의 최고 의료 책임자인 폴 퍼킨스 박사는 보건의료 시스템이 "특히 진단 이후 다양한 감정을 겪는 환자들에게는 매우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임종을 앞둔 사람들이 "가능한 한 최고의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그래야 그들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