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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 달러 마련은 어떻게?' 여전히 모호한 미-이란 합의의 핵심 쟁점들
- 기자, 다니엘 부시
- 기자, 워싱턴 특파원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3 분
지난 1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과 이란 간의 양해각서(MOU)는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고, 그 외 거의 모든 사안에 대해서는 최종 합의를 도출해나가자는 합의로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열린 장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를 자국의 중대한 성과로 치켜세웠다.
이후 미국과 이란 모두 이 양해각서가 17일 전자서명을 통해 체결됐으며, 이에 현재 발효됐음을 정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공개한 새로운 세부 사항을 살펴보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영구적으로 막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목표를 달성할 포괄적이고 최종적인 평화 협정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양국이 걸어야 할 길이 멀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이란이 앞으로 절대 핵무기를 구매, 개발 또는 생산하지 못하도록 보장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화 브리핑에서 정부 관계자들이 읽어준 합의문의 실제 내용은 이러한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이번 휴전 연장은 적대관계인 두 국가가 앞으로 60일간 지속가능한 핵 협정을 타결하고자 벌여야 하는 고위험 협상의 시작을 알린다. 오바마 행정부의 경우 2015년 이란 핵합의 성사를 이루는 데 20개월이 걸렸다.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단 2달 만에 이를 해낼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이 합의문에 따르면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독하에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저농축화'한다는 의무만 진다. 그리고 지난 17일 한 미국 고위 관리는 이를 이란 측의 "상당한 양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저농축화의 구체적인 이행 방식과 일정에 관한 모든 기술적 세부 사항 또한 19일로 예정된 서명식이 끝난 후부터 계산되는 60일간의 협상 기간 조율될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에 어떠한 자금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이는 2016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17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지급한 것을 비판해 온 그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자신의 업적 쌓기를 염두에 둔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부의 이란 합의가 오바마 대통령의 협정보다 더 나은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으며, 자신은 자금 문제를 활용해 이란을 더욱 강하게 압박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번 합의문에 따르면, 미국은 "역내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이란의 재건과 경제 발전을 위해 최소 3000억달러(약 456조원) 규모의 확정적이고 상호 합의된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한 당국자는 미국은 이란에 한 푼도 지불할 의무가 없으며, 기금에 출연할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합의문의 실제 문구는 모호하며, 전쟁 종식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결국 이란에 일정 자금을 지급할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새로운 "끝없는 전쟁"을 시작하지 않겠다는 선거 공약을 내걸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에게 중대한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비록 이란에 대한 최종 자금이 미국의 주머니에서 직접 나오지 않더라도, 반개입주의를 외치는 'MAGA(미국우선주의)' 지지층은 이러한 내용에 불만을 품을 수 있다.
실제로 여당인 공화당을 포함해 비판이 즉각 이어지고 있다. 의회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이번 합의와 이에 수반되는 불확실성에 대한 브리핑과 정보 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공화당원들은 이 합의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유명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 합의를 강력히 비난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하고도 그에 걸맞은 대가를 충분히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빌 캐시디 상원의원(루이지애나주)은 "이란의 핵 야망은 억제되지 않았으며, 이들은 이제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한 협박이 효과가 있음을 배웠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이를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캐시디 의원은 최근 공화당 루이지애나주 상원의원 경선에서 트럼프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패하며 물러날 예정이다.
그는 "이는 수십 년 만에 가장 심각한 외교 정책 실수"라고 덧붙였다.
한편 1페이지 반 분량의 이 합의문에서는 다른 주요 사안들도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전쟁이 시작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헤즈볼라와 같은 역내 대리 세력에 대한 이란의 자금 지원 차단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국과 함께 이번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레바논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세력과 별도의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의 핵심 목표이기도 했다.
그러고 이번 초기 합의문 속 적대 행위 중단 대상에는 헤즈볼라까지 포함된다. 그러나 합의문에서 헤즈볼라는 이 부분 외에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향후 협상에서 과연 이러한 역내 대리 세력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도록 이란을 압박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지난 17일 공개된 문서는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도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 이는 전쟁 초기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최우선 과제로 꼽았던 또 다른 사안이다.
이번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서명하게 될 이번 합의가 최종 합의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번 문서에는 양측이 60일간 협상에 나선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필요한 경우 연장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는 양측 모두 더 포괄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데 그리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G7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란과의 지속적인 평화 전망에 대해 확답을 피하는 듯했다.
그는 "60일 안에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괜찮다"며 "다시 공습하면 된다"고 덧붙였다.